부엌 배수관만큼 날마다 기름을 받아 내는 관은 집 안에 따로 없습니다. 뜨거운 국물에 섞여 흘러간 기름은 벽 속 관을 지나며 식어 하얗게 엉기고, 거기에 밥알과 채소 조각이 달라붙으면서 관 속이 조금씩 좁아집니다. 제천처럼 가정집 부엌과 식당 주방, 손님을 받는 펜션 개수대가 고루 섞여 있는 곳에서는 막히는 모양도 쓰는 사람에 따라 달라집니다. 싱크대 때문에 연락하시는 분들의 질문을 따라 차례로 설명드립니다.
청전동 아파트 싱크대가 물 내려갈 때마다 꾸르륵거리면 곧 막힌다는 뜻인가요?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물길 중간이 좁아지면 내려가는 물이 관 속 공기를 밀어내지 못하고, 그 공기가 거꾸로 빠져나오며 소리를 냅니다. 아파트 부엌은 위아래 집이 같은 줄의 주방 관을 함께 쓰는 구조가 많아서, 우리 집 트랩이 아니라 벽 속 세로관 언저리가 좁아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래 같은 모습이 보이면 물이 아주 멈추기 전에 손을 쓰는 쪽이 일이 훨씬 수월합니다.
- ·거름망을 털어 낸 직후인데도 개수대에 물이 자작하게 고여 있습니다.
- ·하부장을 열 때마다 쉰내 비슷한 냄새가 코에 닿습니다.
- ·설거지를 마치고 한참 지나서야 물이 다 빠집니다.
중앙동 식당 주방 개수대는 왜 손님 많은 시간에만 넘치나요?
식당 주방 관은 하루 내내 기름 섞인 물을 받습니다. 관 벽에 붙은 기름이 두꺼워져 길이 좁아진 상태에서 점심이나 저녁 장사로 설거지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좁은 구간이 물을 다 받아 내지 못해 개수대와 바닥 배수구로 넘칩니다. 구도심의 오래된 상가는 관이 가늘고 옆 가게와 가로관을 나눠 쓰기도 해서 더 쉽게 좁아집니다.
이럴 때는 설거지를 잠시 멈추고, 바닥에 물이 퍼졌다면 냉장고와 전기 제품 아래 코드부터 살펴 주십시오. 영업을 아예 멈추기 어려우시면 장사가 덜 바쁜 시간에 맞춰 작업 순서를 함께 정합니다.
바비큐를 하는 펜션 개수대는 무엇이 다른가요?
고기를 구운 그릇과 석쇠에는 기름이 두껍게 묻어 있습니다. 손님들이 이것을 곧바로 개수대에서 씻으면 기름이 그대로 관으로 들어가 바깥 관 벽에 겹겹이 쌓입니다. 펜션은 주방에서 나온 관이 마당을 지나 멀리 이어지기도 해서, 막힌 곳이 개수대 아래가 아니라 건물 밖일 때가 많습니다. 기름 묻은 그릇은 키친타월로 한 번 훔친 뒤 씻어 달라고 객실에 안내해 두시면 쌓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늦어집니다. 굽고 남은 기름을 따로 받아 둘 빈 통을 개수대 옆에 놓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의림지동이나 남현동 오래된 주택 부엌 관은 이참에 새로 바꿔야 하나요?
대부분은 바꾸지 않아도 됩니다. 오래 쓴 관이라도 안쪽에 앉은 기름과 찌꺼기를 걷어 내면 물은 다시 잘 내려갑니다. 다만 하부장 바닥이 늘 축축하거나, 뚫고 나서도 같은 자리가 짧은 간격으로 되풀이해 막힌다면 관이 깨졌거나 이음부가 처진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내시경 카메라로 벽 속 관을 따라가며 화면을 함께 보고, 고칠 곳이 정말 있는지 확인한 다음에 교체 이야기를 꺼냅니다.
식당이나 아파트 부엌 관에 굳은 기름은 어떤 순서로 뚫고 씻어 내나요?
하부장 아래 꺾인 트랩을 먼저 풀어 속을 비워 보고, 그래도 물이 고이면 벽으로 들어가는 관에 스프링을 밀어 넣어 어디쯤에서 막히는지 손끝 느낌으로 짚어 냅니다. 이렇게 막힌 위치를 먼저 확인한 다음 방법을 고릅니다. 무른 기름 뭉치는 스프링으로도 풀리지만, 오래되어 돌처럼 단단해진 덩어리는 플렉스샤프트로 갈아 내며 길을 엽니다. 길이 열린 뒤에도 관 안쪽에 기름 띠가 둘러 남아 있으면 고압세척 물줄기로 벽을 한 바퀴 훑어 냅니다. 구멍만 뚫어 놓으면 남은 기름 띠에 찌꺼기가 다시 붙어 금세 원래대로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어떤 장비를 쓸지와 그에 따른 금액은 손대기 전에 알려 드리고, 한번 말씀드린 금액은 끝까지 그대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뜨거운 물을 계속 부으면 기름이 녹아서 뚫리지 않나요?
잠깐 녹는 것처럼 보여도 기름은 더 안쪽의 차가운 관에서 다시 굳어 버립니다. 오래된 주택의 관이나 이음부는 뜨거운 물에 상할 수도 있으니 더 붓지 마십시오.
싱크대 뚫는 약을 이미 넣었는데 와 주실 수 있나요?
네, 갑니다. 어떤 제품을 언제 넣으셨는지 먼저 여쭙고, 관 안에 약이 남아 있는지 살핀 뒤에 장비를 씁니다.
늦은 밤에도 싱크대 때문에 불러도 되나요?
그럼요, 늦은 밤에도 주말과 공휴일에도 나갑니다. 기다리시는 동안 개수대에 고인 물을 바가지로 덜어 변기에 버려 두시면 넘칠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